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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

드디어 <위대한 개츠비>를 다 읽었다. 마음의 위안이 얻고 싶어서, 그리고 출장 중 비행기 안에서 시간도 때울 겸 읽기 시작했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멋진 작품이었다. 전문적인 문학 비평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당연히 없고, 그냥 느낀 바를 몇 자 적어보겠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점은, 이 소설이 거의 100년이나 된 고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이 충분히 공감할 만 하다는 점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있는 인간 군상들, 그 와중에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주인공,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의외의 결과를 불러오는 반전 등등... 어찌 보면,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막장드라마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이런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여자가, 돈 때문에 사랑 없는 결혼을 했는데, 예전에 사랑했지만 가난해서 헤어졌던 남자가, 피나는 노력 끝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자기 과거를 숨긴 채 다시 그녀에게 접근하고, 당연히 이런 저런 갈등이 생겨나는데, 결국에는 그 여자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슬프게 최후를 맞이한다." 상당히 익숙하지 않은가? 이게 바로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분명 막장드라마와는 차이가 있다. 우선, 인물들이 상당히 입체적이다. 개츠비는 분명 주인공이지만,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번 인물이다. 그리고 자기 사랑을 합리화하려고 하지만, 어쨌든 남의 아내를 탐하는 불륜남이다. 데이지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자지만, 결국 돈을 선택하는 속물이며, 책임감이나 지적 능력도 좀 떨어진다. (딸이 되기를 바랬던 "예쁘고 머리 나쁜 여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톰 뷰캐넌은, 전반적으로 악역처럼 보이지만, 머틀이 죽었을 때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의 순수함 역시 가지고 있다. 즉, 악역은 한없이 나쁜놈이고, 주인공은 한없이 착한 평면적 인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