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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최근 #MeToo 운동이 화제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가해자의 범죄를 고발하고, 그 가해자가 비난 또는 처벌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 아직 우리나라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시절에는, 피해자가 오히려 비난을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흔히 있었다. 이제 피해자가 당당히 문제를 제기하고, 사회 전체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을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MeToo 운동은 기본적으로 가해자를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것이 아니다. 여론에 대한 폭로와 호소일 뿐이다. 즉,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법적인 조사 절차 없이 공개적인 폭로만을 통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구조다. 자기방어의 여지 따위는 없다. 물론, 매장당해 마땅한 나쁜놈들도 정말 많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무고 당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다수의 나쁜놈들을 벌하기 위해 소수의 억울한 사람을 모른 척 해도 되는 걸까? 또한, 성폭력을 당했다는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검증할 방법이 없다. 설사 물리적인 강제력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 여성이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에 굴복해서" 어쩔 수 없이 응했다면 이는 분명 성폭력이다. 그러나,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에 굴복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응한 경우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 일이 발생한 직후에는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시류에 편승하여 폭로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의심스럽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여성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당연히 이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를 명확히 구분할 방법이 있을까?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성을 이용했으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상대 남성을

정치인의 공과 과

여러 유명 정치인 ( 특히 과거의 정치인 ) 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 그들 또한 정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잘한 일도 있고 잘못한 일도 있기 때문이다 .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 대통령이다 . 산업화와 경제성장이라는 " 공 " 이 있는 반면에 , 독재와 탄압 (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고문과 살인 ) 이라는 " 과 " 가 있다 .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 그의 업적이 그의 과오를 덮고도 남는다고 주장한다 .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정확히 반대 주장을 한다 . 그런데 ,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 " 공 " 과 " 과 " 는 서로 상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 예를 들어보자 . A 라는 사람이 선행을 베풀어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는데 , 동일 인물 A 가 시간이 흐른 후에 살인을 저질러 또 다른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았다고 해보자 . 앞서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으니 , 한 명쯤 죽여도 죄를 묻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 ? 반대로 , 한 사람을 죽였으니 앞서 베풀었던 선행은 없어져 버리는 것일까 ? 아니다 . 선행은 선행이고 죄는 죄다 . 선행과 악행이 서로 상쇄되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다시 박정희로 돌아오면 , 그의 업적과 죄악은 공존한다 . " 공이 더 크니 전체적으로 봐서 좋은 사람이다 " 또는 " 과가 더 크니 전체적으로 나쁜 사람이다 " 따위의 판단은 맞지 않다 . 박정희를 예로 들었으나 ,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인을 무조건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덮어버릴 수 없다. 이 당연한 사실을 왜 간과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