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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견제

예전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수준(도저히 적절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 이렇게 표현했다. 문화 수준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시민 의식이라고 말해도 얼추 맞을 것 같다. 어쨌든, 사회 전반적인 의식 수준에 대해 말하고 싶다.)이 많이 향상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은, 소위 말하는 "후진국"들에 비하면, 분명 잘 정돈되고 질서가 잡힌 모습이다. 그러나, 서구 선진국들에 비하면 근본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선진국 시민들은 "내가 남에게 방해가 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을 극도로 싫어한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남이 나에게 방해가 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을 용납하지 못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처럼 정 반대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그 결과물은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이다. 즉, 선진국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인해 질서가 잡히지만, 한국에서는 서로에 대한 견제와 그로 인한 균형을 통해 질서가 잡히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운전을 할 때, 여타 선진국에서는 "저 차 운전자도 나름 바쁜 일이 있을 텐데, 비교적 시간이 많은 내가 양보를 해야겠구나"라는 느낌이라면, 우리 나라는 "맘 같아서는 다 제끼고 내가 먼저 가고 싶지만, 어차피 저 차 운전자도 똑같은 생각일 테고, 서로 먼저 가려다가 사고라도 나면 골치 아프니 속 편하게 양보를 해야겠구나" 정도의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 서로 양보를 하고 질서가 지켜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한국의 경우 한가지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의 균형과 질서는 "배려"가 아니라 "견제"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 균형과 질서가 쉽게 깨져버리고 서로 추한 모습을 노출시키게 된다. (흔히 발생하는 "갑질" 사건들이